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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즈 글릭 시집 / 내려오는 모습

내려오는 모습루이즈 글릭의 《내려오는 모습》은 1980년에 출간됐다. 시인이 발표한 시집의 순서로서는 세 번째다. 시인이 시집을 묶고 난 이후에 새로 시를 쓰면서 새로운 시집을 엮는다고 생각하는 독자들도 많지만, 시인들의 작업은 일직선으로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세 번째 시집에 실린 시들 중 많은 부분은 《습지 위의 집》을 묶던 1974년에 썼다고 한다. 시인은 역시나, 오르페우스처럼 다른 세계에서 이 세계로 건너 인물들, 말을 하기 위해 오는 넋을 생각했다. 이저자루이즈 글릭출판시공사출판일2023.11.08소리 하나. 그리고 쉬익 위윙하며집들이 제자리로 미끄러지는 소리.그리고 바람결이 동물들의 육신 사이로 지나고-​​하지만 건강하다는 걸로 만족 못 하는나의 육신은- 왜 다시 햇빛의 화음 속으로튀어 올라야..

2024.12.01

엘라 윌러 윌콕스 시집 / 고독의 리듬

고독의 리듬『고독의 리듬』은 미국 여성 시인 엘라 윌러 윌콕스의 사랑과 인생에 대한 성찰과 교훈에 관한 시 오십 여 편을 엄선한 책이다. 윌콕스는 국내 최초로 소개되는 작가이지만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2003)를 통해 이미 한국과 인연이 있다. 주인공 오대수의 방에 걸린 제임스 앙소르의 〈슬퍼하는 남자〉라는 그림 밑에 적힌 “웃어라, 온 세상이 너와 함께 웃을 것이다. 울어라, 너 혼자 울 것이다”가 윌콕스의 시 「고독」의 일부이다. 윌콕스는 『고독의 리듬저자엘라 윌러 윌콕스출판아티초크출판일2024.03.28사랑을 잃으면 밤이 찾아온다​(…)​사랑은 인생을 화사하게, 단단하게 바꾸고사랑은 떠날 때 슬픔을, 그늘을 남기고유령처럼 윤기 없는 시간은 느릿하게 지나간다슬픔에 빠졌을 때 위안이 되는 생각은 ..

2024.11.30

코이케 류노스케 지음 / 초역 부처의 말

초역 부처의 말인내심을 가져라. 모든 것은 적당한 때에 결국, 네게 올 테니. 언젠가 너는 네가 있어야 할 곳에서 너와 함께할 운명인 사람과 네가 해야 할 일을 하며 살게 될 것이다. 「부처」 2500년 동안 사람들에게 사랑받으며 회자되어 온 부처의 말을 코이케 류노스케 스님이 현대어로 재해석해 책으로 출간했다. 간결하게 축약된 핵심만을 담은 부처의 메시지는, 마음이 약해지고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에게 힘과 용기를 불어넣어 준다. 부처의 말이 간결하듯 이 책의 기획 의도저자코이케 류노스케출판포레스트북스출판일2024.05.30자신의 내면을 응시하지 않는, 어리석은 자는적에게 하듯 스스로에게 고통을 주며 살아갑니다.나쁜 업을 쌓고 자멸하는 최후를 맞이할 때까지자신도 모르게 파멸을 향해 걸어갑니다.​p.9..

2024.11.29

헤르만 헤세 시 필사집 / 슬퍼하지 말아요, 곧 밤이 옵니다

슬퍼하지 말아요, 곧 밤이 옵니다삶의 대한 애정과 존재적 고민이 오롯이 담긴 헤르만 헤세의 시 100편을 필사로 만난다 그러나 누구도 내 존재는 파괴할 수 없다 나는 자족하고 타협하며 수백 번 가지가 잘려나가더라도 참을성 있게 새로운 잎을 낸다 그 모든 아픔에도 이 미친 세상을 여전히 사랑하기에 _헤르만 헤세저자헤르만 헤세출판나무생각출판일2024.01.20슬퍼하지 말아요, 곧 밤이 옵니다밤이 오면 우리는 빛바랜 땅 위로서늘한 달님이 살포시 웃어주는 것을 바라보며서로 손을 잡고 쉴 거예요​p.112오랜 시간 나의 눈은 피곤했고도시의 매연으로 불안하고 침침했습니다이제 나는 소스라치게 깨어나모든 나무가 축제를 베풀고모든 뜰이 꽃을 피우는 것을 봅니다p.114비록 저녁은 춥고 서글프며비는 하염없이 내리고누가 ..

2024.11.29

박연준 시집 / 사랑이 죽었는지 가서 보고 오렴

사랑이 죽었는지 가서 보고 오렴어느 날 사랑이 온 것처럼어느 날 사랑이 가겠지그걸 예감하다 덜덜 떤다일어나지 말렴엎드려 죽은 척하렴(…)몸을 사랑한다는 건영혼의 외투를 사랑한다는 뜻이야밤마다 침대에 엎드려 흔들리는영혼의 외투들,보렴각자의 방에서 느리게 낡아가며우는 외투들p.21~22지독한 것은 흐르지 않는다p.89좋았던 일.작은 일.아주 작은 일.햇볕을 쬐며 강가에 앉아돌멩이가 조는 걸 바라본 일.잠자리가 날아오른 일.손목에 앉은 일.다시, 날아간 일.p.121바구니에 놓인 사과, 사과, 사과들.붉은 채점,그건 시간이 흐르지 않고 쌓인다는 뜻이야 어떤 시간은흐르지 않지 한자리에 쌓이다 분처럼내려앉을 뿐(…)진실을 탐한다는 건 편안해질 수 없다는 말고통으로 침대를 적시고 바람으로 옷을 해 입는다는 말진실로..

2024.11.28

에드거 앨런 포 시집 / 꿈속의 꿈

꿈속의 꿈작가이자 미스터리한 죽음의 주인공으로 최후를 맞은 에드거 앨런 포는 1894년 10월 볼티모어 거리에서 행려병자로 사망하기까지 사랑과 죽음, 가난과 희망, 꿈과 현실의 경계를 오가며 불후의 시를 남겼다. 포의 대표시를 엄선한 『꿈속의 꿈』은 현대 추리소설의 창시자라는 명성에 가린 ‘시인 에드거 앨런 포’를 새로 발견하고 조명하는 책이다. 생전에 포는 사생활과 관련된 오해로 미국 본토에서는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으나 프랑스에서는 각광을 받았다. 포의 시를 프랑스어로저자Edgar Allan Poe출판아티초크출판일2023.10.27노예 행성에 에워싸인 달달은 하늘에달빛은 파도에난 한동안달의 차가운 미소를 바라보았다내게는 차가운, 너무나 차가운 달그 위로 수의 같은깃털 구름이 지나갔다 그때나는 고개 돌려..

2024.11.27

구현우 시집 / 버리기 전에 잃어버리는

버리기 전에 잃어버리는시집 『버리기 전에 잃어버리는』은 〈저는 잘 지내고 있습니다〉, 〈야광운夜光雲 〉, 〈별이 파괴되고 빛으로 남아 공전하다가〉 등 주옥같은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책이다.저자구현우출판현대문학출판일2024.02.25뜨겁고 캄캄한 아메리카노를 베이지색 코트 소매에 살짝 쏟았습니다 얼룩이야 남겠지만그 정도로 그쳐서 다행입니다저는 평소처럼 잘 지내고 있습니다​p.9따뜻한 문장 하나로 겨울을 버텼다. 북카페에서 만난 한 권의 책에 들어 있던 한 문장이었다. (…) 그 책에서, 그 책의 어느 페이지에서만 따뜻한 문장은 따뜻하게 있었다.​p.60별로 그렇게 대단한 마음으로 당신은 나무를 심지 않았다.​​구름이 지나가는 동안 정원사는 나무 그늘 품에서 나무와 함께 배경이 되어간다.​​p.70세상의 ..

2024.11.26

장석주 시집 / 꿈속에서 우는 사람

꿈속에서 우는 사람문학동네시인선 208번으로 장석주 시집 『꿈속에서 우는 사람』을 펴낸다. 시와 철학을 양손에 쥐고 수십 년간 인간을 탐색해온 시인이 5년 만에 펴내는 신작 시집이다. 인간 정신 활동의 극지까지 다다라본 시인은 현대인의 내면에 뿌리박힌 권태와 우울을 들여다본다. 그 스스로가 이미 권태와 우울의 “희생자이자 수혜자”(류신, 해설에서)일 만큼, 깊이 가라앉아본 이만이 누릴 수 있는 미美와 고요가 독자의 공감대를 건드린다. 삶이 지루하다 여기는 이는 자신의 눈을 끌어당길 무언가를 기다리는 사람이기도 하다. 시인은 현대인이 ‘회의주의자’가 아니라 삶의 기쁨을 순정히 찬미할 줄 아는 ‘낭만주의자’라는 사실을 꿰뚫어본다. 그리고 그 기쁨은 멀리 있지 않다는 진리도. 무채색의 풍경을 관조하던 화자들의..

2024.11.25

남지은 시집 / 그림 없는 그림책

그림 없는 그림책한 권의 동화책을 읽는 평온함과 첫 걸음마를 떼는 불안함그 모든 순간을 보살피는 돌봄의 손길동시대 시를 읽는 즐거움을 선사하며 한국시의 목록을 새로이 쌓아가고 있는 문학동네시인선이 올해를 여는 첫 시집으로 남지은 시인의 『그림 없는 그림책』을 선보인다. 2012년 문학동네신인상을 통해 “격렬함을 고요하게 표현할 줄 아는 재능”(문학평론가 신형철)이 있으며 “언어를 절제한 만큼 의미-이야기가 증폭된다는 시의 ‘황금률’이 모범적으로 적용된 시”(시인 이문재)를 쓰고 있다는 찬사와 함께 작품활동을 시작한 후 12년 만에 펴내는 첫 시집이다. 긴 시간 섬세하게 퇴고를 거듭한 끝에 50편을 추린 이번 시집에는 한 권의 그림책을 읽듯 따뜻하고 평온한 시들과 첫 걸음마를 뗄 때의 위태로움을 담은 시가..

2024.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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