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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의 리듬
『고독의 리듬』은 미국 여성 시인 엘라 윌러 윌콕스의 사랑과 인생에 대한 성찰과 교훈에 관한 시 오십 여 편을 엄선한 책이다. 윌콕스는 국내 최초로 소개되는 작가이지만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2003)를 통해 이미 한국과 인연이 있다. 주인공 오대수의 방에 걸린 제임스 앙소르의 〈슬퍼하는 남자〉라는 그림 밑에 적힌 “웃어라, 온 세상이 너와 함께 웃을 것이다. 울어라, 너 혼자 울 것이다”가 윌콕스의 시 「고독」의 일부이다. 윌콕스는 『고독의 리듬
- 저자
- 엘라 윌러 윌콕스
- 출판
- 아티초크
- 출판일
- 2024.03.28
사랑을 잃으면 밤이 찾아온다
(…)
사랑은 인생을 화사하게, 단단하게 바꾸고
사랑은 떠날 때 슬픔을, 그늘을 남기고
유령처럼 윤기 없는 시간은 느릿하게 지나간다
슬픔에 빠졌을 때 위안이 되는 생각은 우리 모두 죽는다는 것
p.20~21
머지않아 슬픔의 시련이 찾아와
모든 이가 깨닫게 되리,
우리에게 가장 큰 상처를 입히는 이는
우리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란 걸.
p.23
웃어라, 그러면 세상이 너와 함께 웃는다
울어라, 그러면 너 혼자 울게 된다
이 후줄근한 세상은 근심거리가 차고 넘치지
그래서 어디선가 즐거움을 빌려야 한다
노래하라, 그러면 산천이 응답하지만
한숨을 쉬면 허공에 흩어진다
메아리는 즐거운 소리에 튀어 오르고
근심하는 소리에는 움추러든다
즐거워하라, 그러면 사람들이 너를 찾지만
탄식하면 오다가도 발길을 돌린다
그들은 너의 즐거움은 전부 나눠갖길 원하지만
너의 슬픔은 아무런 필요가 없다
기뻐하라, 그러면 친구가 많아지지만
슬퍼하면 있던 친구도 모두 잃는다
너의 달콤한 포도주를 마다할 사람은 없지만
인생의 쓴맛은 혼자 맛봐야 할 것이다
잔치를 열어라, 그러면 집안이 북적이지만
음식을 아끼면 세상은 너를 지나쳐 간다
성공하고 베풀어라, 그러면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되지만
너의 죽음에는 아무도 도움이 되지 못한다
연회장에는 으스대는 자들을 위한
넓은 공간이 있지만
우리는 모두 하나 둘
고통의 좁은 회랑을 지나가야 한다
p.24~25
왜 죽은 여름을 한탄하는가 -
앞으로 올 여름을 생각하자
장미꽃은 여전히 아름답고 여전히 붉게
다시 피어나리니
앞날을 내다봄을 언제나 유익하다.
왜 즐거웠던 지난날을 슬퍼해야만 하는가 -
즐거운 앞날을 내다보자
바닷가에는 새 물결이 밀어올린 새 조가비가
즐비하다
지금의 기쁨을 지난 것보다 더 소중히 여기고
그때의 기쁨이 달아나면 웃고 말자
가 버린 사랑을 위해 죽는 것은 얼마나
어리석은가!
다가올 사랑을 위해 살아가자
시간은 쉬지 않고 흘러간다
바닷가가 물결이 밀려나갈 때마다 슬퍼한다면
얼마나 어리석은가
그러니 달아난 한 해를 노래하지도 말자 -
소중한 추억을 들고 달아났을지라도
여름과 즐거움과 사랑이 죽은 듯하여도
사랑은 여전히 달콤하고 장미꽃은 여전히
붉으리
당신과 나를 위해 피어날 때면
p.2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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