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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미시집 3

조용미 시집 / 초록의 어두운 부분

초록의 어두운 부분나를 열어 당신을 맞이하는 포즈 높고 낮고 넓고 깊은 색의 끝에 다다른 하나의 색 어둠 속에서 더 선명해지는 아름다움을 노래하는 시인 조용미의 여덟번째 시집 『초록의 어두운 부분』이 문학과지성 시인선 602번으로 출간되었다. 고통 속에서 길어낸 상처의 미학을 선보인 『당신의 아름다움』(문학과지성사, 2020) 이후 4년 만의 신작이다. 1990년 작품 활동을 시작한 이래 30여 년의 세월 동안 부지런히 쓰고 발표해온 그의 초록빛 언어는 여전히 싱그러우며 그 시간만큼 웅숭깊다. 이번 시집에서 조용미는 지극한 눈길로 무언가를 오래 바라본 자만이 그려낼 법한 생의 정취를 빚어낸다. “불을 끄고 누”워 “낮에 본 작고 반짝이는 것들”(「산책자의 밤」)을 생각하고 “꽃 진 살구나무 대신/살구나무..

2024.11.15

조용미 시집 / 나의 다른 이름들

나의 다른 이름들조용미 시집 [나의 다른 이름들]. 문학평론가 조재룡은 조용미의 시를 무질서한 이 세계에서, 우주와 조응하는 보편적 유추의 흔적을 묻힌 비밀처럼 찾아내고 감추어진 상징으로 구축하고자 애를 쓰는, 마치 신 앞에서 피조물이 올리는 간절한 기도와도 같은, 명상과 주시의 파장을 구현하려 하는 것과도 같다고 평하고 있다.저자조용미출판민음사출판일2016.07.29처음의 꽃이, 지고 있다 ​ ​ 저 커다란 흰 꽃은 오래도록 피어 천 년 후엔 푸른 꽃이 되고 다시 쳔 년 후엔 붉은 꽃이 된다 하니 ​ ​ 고독에 침몰당하지 않기 위해 백 년을 거듭 기다리는 동안 우리는 차츰 각자의 색을 갖게 되는 것이다 ​ ​ p.14 봄이 다 소진되었다 생각하니 죽음과도 같은 피로가 몰려왔다 삼나무 원목 발판에서 은은..

2024.11.13

조용미 시집 / 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

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그리운 마음일 때 ‘I Miss You’라고 하는 것은 ‘내게서 당신이 빠져 있기(miss) 때문에 나는 충분한 존재가 될 수 없다’는 뜻이라는 게 소설가 쓰시마 유코의 아름다운 해석이다. 현재의 세계에는 틀림없이 결여가 있어서 우리는 언제나 무언가를 그리워한다. 한때 우리를 벅차게 했으나 이제는 읽을 수 없게 된 옛날의 시집을 되살리는 작업 또한 그 그리움의 일이다. 어떤 시집이 빠져 있는 한, 우리의 시는 충분해질 수 없다. 더 나아가 옛 시집을 복간하는 일은 한국 시문학사의 역동성이 드러나는 장을 여는 일이 될 수도 있다. 하나의 새로운 예술작품이 창조될 때 일어나는 일은 과거에 있었던 모든 예술작품에도 동시에 일어난다는 것이 시인 엘리엇의 오래된 말이다. 과거가 이룩해놓은 질..

2024.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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