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SMALL

책추천 40

김혜순 시집 / 죽음의 자서전

죽음의 자서전된다. ‘삼차신경통’이라는, 뇌 신경계의 문제로 그녀는 매 순간 온몸이 전기에 감전되는 것 같은 고통 속에서 병원을 찾았으나, 메르스 사태로 병원을 옮겨 다니는 이중의 고통 속에 놓이게 된다. 세월호의 참상, 그리고 계속되는 사회적 죽음들 속에서, 그녀의 고통은 육체에서 벗어나, 어떤 시적인 상태로 급격하게 전이되면서, 말 그대로, 미친 듯이 49편의 죽음의 시들을 써내려갔다. 바로 그 결과물이 여기, 이 멀쩡한 문명 세상에 균열을 불러오며, 문학적으로는 고통저자김혜순출판문학실험실출판일2016.05.24지하철 타고 가다가 너의 눈이 한 번 희번득하더니 그게 영원이다.​​희번득의 영원한 확장.​​네가 문밖으로 튕겨져 나왔나 보다. 네가 죽나 보다.​​너는 죽으면서도 생각한다. 너는 죽으면서도 ..

2024.12.10

김사이 시집 / 나는 아무것도 안하고 있다고 한다

나는 아무것도 안하고 있다고 한다2002년 계간 『시평』을 통해 작품활동을 시작한 뒤 노동 현장과 소외된 삶의 풍경을 그려온 김사이 시인의 두번째 시집 『나는 아무것도 안하고 있다고 한다』. 《너의 오랜 습관인 나》, 《나는 밥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가끔은 기쁨》, 《너에게로 가다》, 《다시 반성을 하며》등 다양한 작품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저자김사이출판창비출판일2018.12.07문을 열고 나가니안이다그 문을 열고 나가니다시 안이다끊임없이 문을 열었으나언제나 안이다언제나 내게로 되돌아온다문을 열고 나가니내가 있다내게서 나누어지는 물음들나는 문이다나를 열고 나가니낭떠러지다닿을 듯 말 듯 한 낭떠러지들넋 나간 슬픔처럼 떠다닌다나는 나를 잠그고내가 싼 물음들을 주워 먹는다​​p.10밥을 하고 청소를 하고아..

2024.12.08

하기정 시집 / 고양이와 걷자

고양이와 걷자걷는사람 시인선 80번째 작품으로 하기정 시인의 『고양이와 걷자』가 출간되었다. 시인 하기정은 2010년 영남일보를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해 시집 『밤의 귀 낮의 입술』을 냈으며, 제4회 5·18문학상, 작가의 눈 작품상과 불꽃문학상, 시인뉴스 포엠 시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2018년 불꽃문학상을 받을 당시 “낯설고 위험하고 매력적인 질문으로 가득하”다는 평을 받았던 것처럼, 하기정은 이번 시집에서 마음과 마음이 만나 생기는 마찰과 겹쳐짐, 그리고 의식저자하기정출판걷는사람출판일2023.02.06흰 무생채를 썰다 손가락에 빨간 피를 흘리는 곳버무리면 스며들 것들의 목록을 재생해 보는 곳뉘엿뉘엿 넘어가는 검은 소맷자락을​​이제 그만, 놓아주는 곳​​p.24우리에게 같은 점이 있다면, 마주 본다..

2024.12.07

황성희 시집 / 4를 지키려는 노력

4를 지키려는 노력황성희 시인의 두 번째 시집 『4를 지키려는 노력』. 황성희 시인은 시 동인 ‘시힘’과 양대산맥을 이루는 ‘21세기 전망’ 동인으로 황병승, 함성호, 김소연, 강정 등과 함께 실험적이고 현대적인 시를 써 왔다. 5년 만에 선보이는 이번 시집에는 일상의 디테일이 시와 마술적으로 결합하는 순간을 특유의 모순어법과 유머러스한 수다로 포착해한 시를 표현하고 있다. 표제시 '4를 지키려는 노력'을 비롯해 모두 60편의 시를 담았다. 소외 당하기 쉬운 무수히저자황성희출판민음사출판일2013.09.16모든 것을 원점으로 되돌리려는 몸짓유리창에 비친 어떤 시간의 눈알4를 지키려는 노력한 손에는 지우개를 꼭 쥐고애처로운 기교, 기만을 닮은 성실한때 고래 지키는 사람을 꿈꾸었지만바닷속을 염탐하지 않겠..

2024.12.06

홍관희 시집 / 사랑 1그램

사랑 1그램생에 대한 근원적 고찰과 자연에 대한 깊은 사유를 개진해 온 홍관희 시인의 『사랑 1그램』이 걷는사람 시인선 66번째 작품으로 출간되었다. 홍관희 시인은 1982년 《한국시학》으로 등단하여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그는 녹색 시 동인으로 활동하면서 『우리는 핵 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다』를 펴냈으며, 두 권(『그대 가슴으로 부르고 싶다』『홀로 무엇을 하리』)의 시집을 출간했다. 세 번째 시집 『사랑 1그램』은 한층 농익은 시선으로 자연에 깃든 삶의 무늬저자홍관희출판걷는사람출판일2022.08.30새는자신의 흔적을 지우며 난다흔적을 지워가벼운 날개를 유지한다​​사람은 머리로 새를 꿈꾸지만새는 사람을 꿈꾸지 않고자신의 날개로 자유를 꿈꿈다​​창공을 나는 새를 쳐다보며사람은 새를 노래하고자신과 새와의 거..

2024.12.05

루이즈 글릭 시집 / 아라라트 산

아라라트 산글릭을 시인으로서 존재하게 한 다섯 번째 시집 《아라라트 산》은 루이즈 글릭의 다섯 번째 시집이다. 아라라트 산은 창세기에 나오는 산으로 노아의 방주가 대홍수 끝에 표류하다가 닿은 산이다. 노아의 방주가 안착함으로써 인류가 하느님과 최초로 계약을 맺은 곳이 바로 아라라트 산이다. 글릭의 다섯 번째 시집 《아라라트 산》은 1990년에 출간되었다. 1985년에 나온 《아킬레우스의 승리》 이후 5년 만이다. 글릭은 정말 차곡차곡 시를 썼고 꾸준하게 출간저자루이즈 글릭출판시공사출판일2023.11.08오래 전, 나는 상처를 입었다나는 배웠다,그 반작용으로, 세상과단절해서존재하는 법을: 내 말해 주지,존재한다는 게 무슨 뜻이냐면-귀 기울여 듣는 방법이란 것.무기력하진 않고: 가만히 있는.나무 조각 하나..

2024.12.02

루이즈 글릭 시집 / 내려오는 모습

내려오는 모습루이즈 글릭의 《내려오는 모습》은 1980년에 출간됐다. 시인이 발표한 시집의 순서로서는 세 번째다. 시인이 시집을 묶고 난 이후에 새로 시를 쓰면서 새로운 시집을 엮는다고 생각하는 독자들도 많지만, 시인들의 작업은 일직선으로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세 번째 시집에 실린 시들 중 많은 부분은 《습지 위의 집》을 묶던 1974년에 썼다고 한다. 시인은 역시나, 오르페우스처럼 다른 세계에서 이 세계로 건너 인물들, 말을 하기 위해 오는 넋을 생각했다. 이저자루이즈 글릭출판시공사출판일2023.11.08소리 하나. 그리고 쉬익 위윙하며집들이 제자리로 미끄러지는 소리.그리고 바람결이 동물들의 육신 사이로 지나고-​​하지만 건강하다는 걸로 만족 못 하는나의 육신은- 왜 다시 햇빛의 화음 속으로튀어 올라야..

2024.12.01

엘라 윌러 윌콕스 시집 / 고독의 리듬

고독의 리듬『고독의 리듬』은 미국 여성 시인 엘라 윌러 윌콕스의 사랑과 인생에 대한 성찰과 교훈에 관한 시 오십 여 편을 엄선한 책이다. 윌콕스는 국내 최초로 소개되는 작가이지만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2003)를 통해 이미 한국과 인연이 있다. 주인공 오대수의 방에 걸린 제임스 앙소르의 〈슬퍼하는 남자〉라는 그림 밑에 적힌 “웃어라, 온 세상이 너와 함께 웃을 것이다. 울어라, 너 혼자 울 것이다”가 윌콕스의 시 「고독」의 일부이다. 윌콕스는 『고독의 리듬저자엘라 윌러 윌콕스출판아티초크출판일2024.03.28사랑을 잃으면 밤이 찾아온다​(…)​사랑은 인생을 화사하게, 단단하게 바꾸고사랑은 떠날 때 슬픔을, 그늘을 남기고유령처럼 윤기 없는 시간은 느릿하게 지나간다슬픔에 빠졌을 때 위안이 되는 생각은 ..

2024.11.30

코이케 류노스케 지음 / 초역 부처의 말

초역 부처의 말인내심을 가져라. 모든 것은 적당한 때에 결국, 네게 올 테니. 언젠가 너는 네가 있어야 할 곳에서 너와 함께할 운명인 사람과 네가 해야 할 일을 하며 살게 될 것이다. 「부처」 2500년 동안 사람들에게 사랑받으며 회자되어 온 부처의 말을 코이케 류노스케 스님이 현대어로 재해석해 책으로 출간했다. 간결하게 축약된 핵심만을 담은 부처의 메시지는, 마음이 약해지고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에게 힘과 용기를 불어넣어 준다. 부처의 말이 간결하듯 이 책의 기획 의도저자코이케 류노스케출판포레스트북스출판일2024.05.30자신의 내면을 응시하지 않는, 어리석은 자는적에게 하듯 스스로에게 고통을 주며 살아갑니다.나쁜 업을 쌓고 자멸하는 최후를 맞이할 때까지자신도 모르게 파멸을 향해 걸어갑니다.​p.9..

2024.11.29

구현우 시집 / 버리기 전에 잃어버리는

버리기 전에 잃어버리는시집 『버리기 전에 잃어버리는』은 〈저는 잘 지내고 있습니다〉, 〈야광운夜光雲 〉, 〈별이 파괴되고 빛으로 남아 공전하다가〉 등 주옥같은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책이다.저자구현우출판현대문학출판일2024.02.25뜨겁고 캄캄한 아메리카노를 베이지색 코트 소매에 살짝 쏟았습니다 얼룩이야 남겠지만그 정도로 그쳐서 다행입니다저는 평소처럼 잘 지내고 있습니다​p.9따뜻한 문장 하나로 겨울을 버텼다. 북카페에서 만난 한 권의 책에 들어 있던 한 문장이었다. (…) 그 책에서, 그 책의 어느 페이지에서만 따뜻한 문장은 따뜻하게 있었다.​p.60별로 그렇게 대단한 마음으로 당신은 나무를 심지 않았다.​​구름이 지나가는 동안 정원사는 나무 그늘 품에서 나무와 함께 배경이 되어간다.​​p.70세상의 ..

2024.11.26
반응형
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