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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 올리버 시집 / 세상을 받아들이는 방식

세상을 받아들이는 방식전미도서상과 퓰리처상을 수상하며 “미국 최고의 시인”(〈뉴욕 타임스〉)으로 불리는 메리 올리버의 시집 『세상을 받아들이는 방식』이 2024년 새해를 여는 책으로 출간되었다. 국내에 메리 올리버의 시와 산문을 꾸준히 소개해온 마음산책에서 『천 개의 아침』 『기러기』 『서쪽 바람』에 이어 네 번째로 선보이는 시집이다. 시인은 살아생전 새벽같이 일어나 예술가들의 낙원인 프로빈스타운을 홀로 거닐었다. 광활하게 펼쳐진 숲과 들판, 모래언덕, 바닷가를 누비며 온저자메리 올리버출판마음산책출판일2024.01.02난 이 시대의 영리함을즐겁고 편안하게 누릴 수가 없어.온통 컴퓨터 이야기에.뉴스는 폭탄과 피로 도배되니까.오늘 아침, 싱싱한 들판에서숨겨진 둥지를 발견했어.거기 따스한 얼룩무늬 알 네 개 ..

2024.12.12

프란츠 카프카 시집 / 우리가 길이라 부르는 망설임

우리가 길이라 부르는 망설임“나와 관계가 없거나 나를 놀라게 하지 않을 구절은, 단 한 줄도 없다.” -라이너 마리아 릴케 프란츠 카프카(1883~1924년) 사후 100주년을 맞아 시 116편과 드로잉 60개를 수록한 카프카 드로잉 시전집 『우리가 길이라 부르는 망설임』이 민음사 세계시인선 58번으로 출간되었다. ‘한독문학번역상’을 수상하고 ‘한국카프카학회’ 회장을 역임한 편영수 명예교수의 번역으로 소개되는 국내 최초 카프카 시전집이다. 1부는 고독, 2부는 불안, 불행, 슬픔, 고통저자-출판민음사출판일2024.02.10오늘 서늘하고 칙칙하다.구름은 굳어 있다.바람은 잡아당기는 밧줄이다.사람들은 굳어 있다.발걸음은 금속성 소리를 낸다.청동과 같은 돌에 부딪혀,그리고 두 눈은 바라본다넓고 흰 바다를.​..

2024.12.11

김혜순 시집 / 죽음의 자서전

죽음의 자서전된다. ‘삼차신경통’이라는, 뇌 신경계의 문제로 그녀는 매 순간 온몸이 전기에 감전되는 것 같은 고통 속에서 병원을 찾았으나, 메르스 사태로 병원을 옮겨 다니는 이중의 고통 속에 놓이게 된다. 세월호의 참상, 그리고 계속되는 사회적 죽음들 속에서, 그녀의 고통은 육체에서 벗어나, 어떤 시적인 상태로 급격하게 전이되면서, 말 그대로, 미친 듯이 49편의 죽음의 시들을 써내려갔다. 바로 그 결과물이 여기, 이 멀쩡한 문명 세상에 균열을 불러오며, 문학적으로는 고통저자김혜순출판문학실험실출판일2016.05.24지하철 타고 가다가 너의 눈이 한 번 희번득하더니 그게 영원이다.​​희번득의 영원한 확장.​​네가 문밖으로 튕겨져 나왔나 보다. 네가 죽나 보다.​​너는 죽으면서도 생각한다. 너는 죽으면서도 ..

2024.12.10

김경후 시집 / 울려고 일어난 겁니다

울려고 일어난 겁니다서리 덮인 유리창에 오늘은 봄날 하고도 하루 더,라고 씁니다저자김경후출판문학과지성사출판일2021.07.05씨앗을 심었지만붉은 꽃잎 한 장 없이죽었습니다​​바람도 없는 거리가로등 켰다 껐다 켰다 껐다​​나는 방향 없이달리는 속도를 높입니다​​p.10그래, 나 바닥이다, 울툭불툭, 넙치, 시장 바닥에 누워 있다, 뭘 보고 있나, 그것, 진창 바닥보다 넓적하게, 바닥의 바닥이 되면서, 대체 뭘 보고 있나, 가끔, 이게 아냐, 울컥, 찌끄레기를 게운다, 뒤척인다, 하지만 다시, 눌어붙어, 바닥이 되지, 바닥, 뭘 볼 수 있나, 게슴츠레, 흰 눈자위로, 울컥, 찢어진 노을, 키득대는 웃음, 흐르고, 슬리퍼 끄는 소리, 지날 때마다, 울컥, 소리친다, 그래, 나, 바닥이다, 그것, 더욱 맹렬히..

2024.12.09

김사이 시집 / 나는 아무것도 안하고 있다고 한다

나는 아무것도 안하고 있다고 한다2002년 계간 『시평』을 통해 작품활동을 시작한 뒤 노동 현장과 소외된 삶의 풍경을 그려온 김사이 시인의 두번째 시집 『나는 아무것도 안하고 있다고 한다』. 《너의 오랜 습관인 나》, 《나는 밥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가끔은 기쁨》, 《너에게로 가다》, 《다시 반성을 하며》등 다양한 작품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저자김사이출판창비출판일2018.12.07문을 열고 나가니안이다그 문을 열고 나가니다시 안이다끊임없이 문을 열었으나언제나 안이다언제나 내게로 되돌아온다문을 열고 나가니내가 있다내게서 나누어지는 물음들나는 문이다나를 열고 나가니낭떠러지다닿을 듯 말 듯 한 낭떠러지들넋 나간 슬픔처럼 떠다닌다나는 나를 잠그고내가 싼 물음들을 주워 먹는다​​p.10밥을 하고 청소를 하고아..

2024.12.08

하기정 시집 / 고양이와 걷자

고양이와 걷자걷는사람 시인선 80번째 작품으로 하기정 시인의 『고양이와 걷자』가 출간되었다. 시인 하기정은 2010년 영남일보를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해 시집 『밤의 귀 낮의 입술』을 냈으며, 제4회 5·18문학상, 작가의 눈 작품상과 불꽃문학상, 시인뉴스 포엠 시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2018년 불꽃문학상을 받을 당시 “낯설고 위험하고 매력적인 질문으로 가득하”다는 평을 받았던 것처럼, 하기정은 이번 시집에서 마음과 마음이 만나 생기는 마찰과 겹쳐짐, 그리고 의식저자하기정출판걷는사람출판일2023.02.06흰 무생채를 썰다 손가락에 빨간 피를 흘리는 곳버무리면 스며들 것들의 목록을 재생해 보는 곳뉘엿뉘엿 넘어가는 검은 소맷자락을​​이제 그만, 놓아주는 곳​​p.24우리에게 같은 점이 있다면, 마주 본다..

2024.12.07

황성희 시집 / 4를 지키려는 노력

4를 지키려는 노력황성희 시인의 두 번째 시집 『4를 지키려는 노력』. 황성희 시인은 시 동인 ‘시힘’과 양대산맥을 이루는 ‘21세기 전망’ 동인으로 황병승, 함성호, 김소연, 강정 등과 함께 실험적이고 현대적인 시를 써 왔다. 5년 만에 선보이는 이번 시집에는 일상의 디테일이 시와 마술적으로 결합하는 순간을 특유의 모순어법과 유머러스한 수다로 포착해한 시를 표현하고 있다. 표제시 '4를 지키려는 노력'을 비롯해 모두 60편의 시를 담았다. 소외 당하기 쉬운 무수히저자황성희출판민음사출판일2013.09.16모든 것을 원점으로 되돌리려는 몸짓유리창에 비친 어떤 시간의 눈알4를 지키려는 노력한 손에는 지우개를 꼭 쥐고애처로운 기교, 기만을 닮은 성실한때 고래 지키는 사람을 꿈꾸었지만바닷속을 염탐하지 않겠..

2024.12.06

홍관희 시집 / 사랑 1그램

사랑 1그램생에 대한 근원적 고찰과 자연에 대한 깊은 사유를 개진해 온 홍관희 시인의 『사랑 1그램』이 걷는사람 시인선 66번째 작품으로 출간되었다. 홍관희 시인은 1982년 《한국시학》으로 등단하여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그는 녹색 시 동인으로 활동하면서 『우리는 핵 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다』를 펴냈으며, 두 권(『그대 가슴으로 부르고 싶다』『홀로 무엇을 하리』)의 시집을 출간했다. 세 번째 시집 『사랑 1그램』은 한층 농익은 시선으로 자연에 깃든 삶의 무늬저자홍관희출판걷는사람출판일2022.08.30새는자신의 흔적을 지우며 난다흔적을 지워가벼운 날개를 유지한다​​사람은 머리로 새를 꿈꾸지만새는 사람을 꿈꾸지 않고자신의 날개로 자유를 꿈꿈다​​창공을 나는 새를 쳐다보며사람은 새를 노래하고자신과 새와의 거..

2024.12.05

이명선 시집 / 다 끝난 것처럼 말하는 버릇

다 끝난 것처럼 말하는 버릇걷는사람 시인선 63번째 작품으로 이명선 시인의 『다 끝난 것처럼 말하는 버릇』이 출간되었다. 이명선은 2017년 《시현실》, 2018년 《경인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인은 2018년 《경인일보》 신춘문예에서 2015년 9월 시리아 난민 아이의 죽음을 소재로 한 「한순간 해변」이라는 작품으로 “인류가 저지르고 있는 비극을 그리면서도 인내와 절제가 미덕인 시세계를 펼쳤다”는 평을 받으면서 그만의 독특한 시세계를 처음 선보였다저자이명선출판걷는사람출판일2022.06.03가족력은 불치가 아니고 완치가 어려운 난치였지만 형의 파리지옥처럼 끈끈해 병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구태의연하게 늘 도망치는 꿈을 꾸었다 같은 밑바닥을 가지고 있는 우리의 삶에 빛을 들이듯..

2024.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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