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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공포
배시은 시인의 첫 번째 시집 『소공포』가 민음의 시 304번으로 출간되었다. 배시은 시인은 독립문예지 《베개》를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해, 질서와 반복으로부터 미묘하게 벗어나 있는 내용과 형식의 추구를 통해 그만의 고유한 시 세계를 구축해 왔다. 배시은의 독특한 시선과 언어 실험은 시의 내용과 형식 모두를 향한다. “우리는 곧바로 그다음 상황에 놓인다”는 「자서」의 선언적인 문장처럼, 페이지마다, 연과 행마다 의외의 상황과 언술들이 부지런히 이어진다. 시집
- 저자
- 배시은
- 출판
- 민음사
- 출판일
- 2022.10.26
세 사람이 있다 나는 세 사람 중 한 사람이
되어 가고 있다
한 사람은 한 사람을 업고 달리고
한 사람은 그 옆을 바싹 쫓는 동안
이 사람은 좀 전까지 나와 흙더미에 얼굴 문대기 놀이를 하고 있었습니다 한 사람은 말한다
이 사람과 나는 흙 묻은 얼굴로 마주 보고 샐샐거렸습니다 이 사람은 좀 전까지 스스로 움직였습니다
세 사람은 멀리서 볼 때 한 사람처럼 보인다
p.55
여러분이 배울 수 있는 유일한 것은 그들이
똑같이 보인다는 것이다.
그들 중 하나는 마음속으로 너무 많이 생각하고 입 밖으로는 아무 말도 꺼내지 않는다.
그들 중 하나의 생각으로만 알 수 있는 것은 그들이 똑같이 생겼다는 것이다.
그들 중 하나는 왜 그들이 똑같이 생겼는지 알 수 있다.
그들은 유일하다.
p.72~73
기둥
보
슬래브
구조물의 붕괴.
누군가 다치거나 죽지 않아도
우리는 이것을 사고라고 부른다.
원하지 않은 결과이기 때문에.
p.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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