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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 살기 위하여 탁구를 칩니다.
주고, 받고, 받고, 주고,
단순하고 정직한 게 마음에 듭니다.
2024년 여름. 안현미
한때 시간만이 신이라는 생각으로
하루하루를
버티며 어떻게든 흘러가리라 이 침묵도 종내에는 나와 함께 시간 밖으로
날아가리란 믿음의 신도로 어떤 밤엔
술에 취해 잠들고 어떤 밤엔 술을
담그다 잠들었다 어떻게든 흘러가리라
그것이
딱 내 수준이었지만 내 수준을 부끄러워한 적은 없고 부끄러워하며
죽지도 않을 계획이다
p.15
애플제라늄 옆에서 하루 종일 장맛비
소리를 듣는다
큰 틀에서 전생이 있다면 저 우중의
거리와 같을까
사랑했던 사람들의 얼굴들 물안개처럼
잠깐 잠깐 피어올랐다 사라졌다
큰 틀에서 생각하면 그게 다 꿈이었을까?
애플제라늄 옆에서 하루 종일 장맛비
소리를 듣는다
큰비 속에 나를 세워 놓고 가만히 울다
보면
누구에게 받았는지 모르는 가시가 있다
p.48
(더 이상)
새도 노래하지 않고
꽃도 피어나지 않아도
(끝끝내)
돌아와 라켓을 잡듯
사랑을 붙잡겠다고
p.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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