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한 밤 홀로 미러볼 켜네“부러지더라도 희미해지지 말자는 약속을 해요” 슬픔의 한가운데로 가라앉는 이들에게 건네는 끈질기고 다정한 안부, 『무한한 밤 홀로 미러볼 켜네』저자서윤후출판문학동네출판일2021.05.21싸움이 끝난 뒤 깨진 화병은 누가 치우나 남겨진 사람은 조심성 없이 쓸어 담고 집 잃은 새를 보듬듯 꽃을 주워다 종량제 봉투 앞에 서게 될 때 그렇게 향기가 스민 어둠은 밤새 사라지지 않고 기나긴 복도를 생각하면 열려 있던 문들이 하나둘 닫히기 시작한다 잠들기 위해 눈감으면 비로소 눈뜨는 화병에 베인 손날의 붉은 눈 p.20 당신은 여름의 한복판에 서서 점점 야위어간다 푸른 가로수 그림자와 구분되지 않아 난처한 풍경이었지 녹다 만 채로 다시 얼어붙지 않기 위해 자신을 계속 ..